장성군이 9월의 역사 인물로 조선 중기 대표적 학자이자 충의의 상징인 하서 김인후(1510~1560) 선생을 선정했다.

황룡면 맥동마을에서 태어난 하서 선생은 8세 때부터 ‘신동’이라 불릴 만큼 총명함이 뛰어났다. 성균관 유학 시절에는 퇴계 이황, 화담 서경덕 등 당대 석학들과 교류하며 학문을 넓혔고, 인종 임금의 스승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인종이 직접 하사한 묵죽도는 군신 관계를 넘어선 깊은 우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인종 사후에는 벼슬을 멀리하고 후학 양성에 전념했으며, ‘하서집’ 등 저서와 시문집을 남겼다. 1560년 서거한 뒤 정조 20년(1796년)에는 문묘에 종향되며 성현으로 추앙받았다.

선생의 학문과 정신은 제자들에 의해 계승됐다. 사후 30년이 지난 1590년, 제자와 유림들이 황룡면에 필암서원을 세워 스승의 이름을 현액했으며, 이 서원은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오늘날에도 장성 곳곳에 하서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인종의 기일마다 통곡하던 자리에 세워진 ‘김인후 난산비’(황룡면 맥호리 100), 선생의 생가터와 묘소에 자리한 ‘하서 김인후 신도비’(황룡면 맥호리 산25)가 대표적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충의를 중시한 하서 선생의 가르침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며 “9월의 장성 역사 인물로 선정해 선생을 기리고, 군민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