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현장에서 군수와 간부 공무원 수십 명이 행사장 2차로를 일렬로 가로지르며 행진하듯 이동해 관광객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장면이 포착돼 비판이 거세다.
지난 9월 말 축제장 메인 입구 인근에서 군수와 부군수, 실·과장, 읍·면장 등 간부급 공무원들이 무리를 지어 행사 부스에서 주무대 방향으로 이동하자, 관광객들은 꽃길 한복판에서 발걸음을 멈추거나 길을 비켜야만 했다.
한 방문객은 “가을 꽃길을 즐기러 왔다가 군청 간부들의 ‘줄행렬’에 길을 터줘야 했다”며 “군민과 관광객을 배려하지 않은 오만한 모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행정은 뒷전, 꽃길은 앞장”
최근 행정업무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실·과장들이 이번에도 맨 앞에 나선 모습은 군민들에게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당시 군수와 부군수를 비롯해 실·과장 및 읍·면장 등 30여 명은 축제 메인 입구 2차로를 점령한 채 행렬을 이루며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관광객들은 멈춰 서거나 길을 비켜서야 했다. 일부는 “공무원 퍼레이드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군민들은 “일할 땐 보이지도 않던 간부들이 이런 자리엔 제일 앞에 선다”며 행정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민원 해결도 못하면서 꽃길만 밟는 간부들을 보고 실망감이 커졌다”고 비판했다.
“한 발만 뒤로 섰어도 이런 비판은 없었을 것”
군민들은 “군수가 맨 앞에 서고 나머지 간부들이 한 발만 뒤로 물러서 따라갔어도 이런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행사 주인공은 군수가 아니라 군민과 관광객이다. 기본적인 배려조차 없었다”며 공무원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신뢰 떨어뜨린 ‘줄행렬 행정’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이미 누적된 행정 불신이 폭발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실·과장들을 둘러싼 행정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이젠 군민이 더 이상 믿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다.
작은 행동 하나가 군민의 신뢰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행정의 기본과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