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영광군의회


영광군의회 김강헌 의장이 제25회 불갑산 상사화축제에서 축사 기회를 배제당한 사건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의전 실수가 아니라, 군 행정부의 독주와 무기력한 의회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축제는 영광군을 대표하는 대규모 행사로 수많은 군민과 관광객이 참여한 자리였다. 그러나 의회 수장인 김강헌 의장은 사전 축사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김 의장은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군민 앞에서 무기력한 의회의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하다”고 말했다.

축제와 같은 공식 행사에서 의장 의전과 발언 순서를 챙기는 것은 의회사무과의 기본 업무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사무과는 사전 조율도, 현장 대응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 행정부의 독주에 사실상 길을 열어준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영광읍 주민 A씨는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군 행정부가 의회를 무시할 수 있게 만든 건 의회 스스로”라며 “사무과가 제 역할을 했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성면 주민 B씨도 “군 행정 눈치만 보는 의회는 군민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사건 이후 의회가 아무런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군민의 대표기관이 축사 배제라는 명백한 홀대를 당하고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는 것은 ‘약한 의회’의 이미지를 스스로 굳히는 행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 C씨는 “군이 의회를 우습게 보는 이유가 있다. 견제도 목소리도 없으니 존재감이 없다”며 “이제는 군 행정부만 있는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사 의전 문제가 아니라, 지방 권력의 균형이 무너진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다. 군 행정부의 권한이 비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다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지역 정치 관계자는 “군 행정부의 독주를 막을 마지막 보루가 의회인데, 이마저 무력화된다면 지방자치는 껍데기만 남는다”며 “의회가 스스로 권위를 지키지 못하면 군민의 신뢰도 함께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의회사무과의 무대응과 의회의 침묵에 대한 군민들의 실망감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주민 D씨는 “이건 군이 아니라 의회 문제다. 제 목소리를 낼 줄 모르는 의회를 군민이 언제까지 믿어야 하느냐”며 “책임을 묻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사 배제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군 행정부 독주와 의회의 무능이 맞물린 지방권력 불균형의 민낯이다. 군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방정치의 균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영광군의회가 지금의 침묵에서 벗어나 명확한 입장과 행동으로 응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