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와 병해 증가로 고추 재배가 갈수록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영광군 염산면에서 안정적인 고추 생산을 이뤄낸 농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염산면에서 오랫동안 밭작물 재배를 이어온 신기봉 씨는 올해 고추 작황이 전국적으로 부진했던 상황에서도 풍작에 가까운 수확량을 기록했다.

올해는 장마 장기화, 고온·다습 현상, 병충해 확산 등으로 전국 고추 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신 씨의 농장은 생육 안정성과 수확량 모두 양호한 결과를 보이며 지역 농업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 씨가 선택한 품종은 팜한농의 ‘불꽃스타’


신기봉 씨는 올해 재배 성공의 이유로 품종 선택과 체계적인 모종 관리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고추 농사는 매년 변수도 많고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올해는 품종 선택이 큰 도움이 됐다”며 “초세를 잘 유지하지 못하면 전체 농사가 흔들리는데, 올해 선택한 품종이 안정적였다”고 말했다.

신 씨가 선택한 품종은 팜한농의 ‘불꽃스타’다. ‘불꽃스타’는 빠른 숙기, 강한 내병성, 균일한 과 크기와 착과량 등으로 최근 농가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 씨는 “올해 같은 기상 조건에서도 병해가 쉽게 번지지 않았고, 과가 일정하게 자라 품질 관리가 쉬웠다”며 “특히 고추 수확 시 꼭지를 따는 과정에서 꼭무 부분이 깔끔해 작업 효율이 높은 점도 큰 장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팜한농의 ‘불꽃스타’ 모종


신 씨는 무엇보다 “고추 농사의 절반은 육묘 단계에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종을 키우는 과정에서 온·습도 조절, 병해 사전 방제, 생육 단계별 시비 관리 등 기본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데 집중해 왔다. “겉보기에 건강해 보이는 모종도 뿌리 활착이 약하면 정식 후 문제가 생긴다”며 “모종을 균일하고 튼튼하게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영광 염산면 신기봉 농가, 고추 밭


올해 신 씨의 농장은 이러한 기초 관리가 정식 후 안정적인 초세 유지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수확기까지 건강한 생육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지역 농업 관계자들은 이번 사례를 두고 “기후 변화 속에서도 관리 중심 농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영광지역 고추 재배 농가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영광 염산면 신기봉 농가 수확기 고추

영광 산지 고추는 색·광택·매운맛에서 장점을 갖고 있어 특산품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영광군의 토양과 기후는 고추 재배와 궁합이 맞는다”며 “기후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 생산이 가능한 사례가 늘어난다면 지역 농업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광 염산면 신기봉 농가 수확 고추


신기봉 씨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품종 연구와 재배 기술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해마다 기상 상황이 워낙 불확실해 농사가 쉽지 않지만, 준비한 만큼 결과로 돌아오는 게 농업”이라며 “더 나은 재배법을 찾고, 지역 농가와도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농업계에서는 신 씨의 사례가 기후 변화 시대 농업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