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태

김앤장 법률사무소 금융·경제부문 전문위원

(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 수석검사역)

2025년 현재,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AI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비서, 은행의 챗봇 상담,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 자율주행차의 센서 판단까지—AI는 우리 일상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이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어디로 향할 것인지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불확실한 질문이다.

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AI의 현재 위치를 이해하려면 기술의 진화뿐 아니라 사회적 수용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GPT-5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이 인간 수준의 언어 이해와 생성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중 모달(Multimodal,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처리 능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의료 진단, 법률 분석, 재무 예측 등 전문 영역에서도AI는 보조자 이상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사회적으로는AI가‘도구’에서‘동료’로 인식되는 전환점에 있다. 기업은AI를 통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개인은AI를 통해 창작과 학습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특히 교육과 복지 분야에서AI는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의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는 어디로 향하는가?

앞으로의AI는 단순한 자동화나 예측을 넘어‘의미 있는 판단’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예컨대, 의료AI가 단순히 병을 진단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한 치료 방안을 제시하거나, 법률AI가 판례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윤리적 판단까지 보조하는 수준으로 진화할 수 있다.

또한, AI의‘개인화’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사용자의 성향, 감정, 가치관까지 반영한 맞춤형AI가 등장하면서, 인간과AI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전망이다. 이는 기술적 진보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윤리적 기준이 함께 발전해야 가능한 일이다.

준비해야 할 것들

AI의 발전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한 위험도 존재한다. 첫째, 데이터 편향과 윤리 문제다. AI는 학습한 데이터에 기반해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그 데이터가 편향되어 있다면 결과 역시 왜곡될 수 있다. 둘째, 프라이버시와 감시의 문제다. AI가 우리의 행동과 감정을 분석할 수 있는 만큼, 그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통제권이 중요해진다. 셋째, 일자리 변화다.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는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노동 시장의 구조적 재편을 요구한다.

결국AI의 미래는 기술의 속도보다 사회의 방향에 달려 있다. 우리는AI를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보다,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윤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기술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AI가 얼마나 똑똑해졌는가”가 아니라“AI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이다. 속도보다 지속성, 가능성보다 책임, 혁신보다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묻고, 어디로 갈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본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기관의 의견과는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