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의회가 또다시 청렴도 4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이 성적을 보고 “작년과 비슷하다”며 안도할 상황이 아니다. 지난 1년간 의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내부 통제 실패를 떠올리면, 오히려 4등급은 관대한 판정에 가깝다. 지금 영광군의회가 보여주는 상태는 경고를 넘어 붕괴 직전의 조직에 가깝다.
올해 가장 먼저 드러난 문제는 의회사무과 전문위원의 불법 초과근무 수당 지급 의혹이었다. 초과수당은 기록–승인–증빙이 명확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 업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급 과정에서 규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은, 의회 내부의 감시 체계가 이미 오래전부터 작동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한편, 초과수당 문제와는 별개로 수년간 의회 안에서 자리만 바꿔가며 근무해 온 사무관도 존재한다. 이런 인사 고착은 조직을 폐쇄적으로 만들고, 새로운 감시나 개혁이 들어올 틈을 막아 버린다. 최근 드러나는 여러 문제의 배경에는 이러한 정체된 인사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어서 불거진 것은 의원사업 특정업체 배정 문제다. 최근 3년간 수십억 원의 사업이 특정 업체에 반복 배정됐다는 의혹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예산은 권력이며, 그 권력이 특정 방향으로 기울 때 군민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김강헌 의장은 지난 7월 8일 임시회장에서 군민 앞에 사과하며 “다시는 의원사업비 명목으로 집행부에 요구하거나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군민이 묻는 것은 단 하나다. “그 이후 무엇이 실제로 달라졌는가?”
여기에 의회사무과 직원들의 업무추진비 부적정 사용 논란이 추가됐다. 업무추진비는 공적 목적 외 사용이 일어나면 즉시 ‘부패’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의정 행정을 책임져야 할 사무과에서조차 불투명한 지출이 발생했다는 지적은, 이 문제가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규율 붕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올해 가장 민감한 사안이 바로 한 의원의 식비 논란이다. 공기업 관계자와의 식사 자리를 둘러싼 사적 비용 부담 여부와 관계의 적정성 문제는 사실 여부를 떠나 군민의 신뢰를 크게 흔든다. 공기업과 의회는 예산·사업·감사 등 얽힌 지점이 많기에, 이런 논란은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 네 가지 문제는 제각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구조로 연결된다.
초과수당 – 특정업체 – 업무추진비 – 식비 논란, 그리고 자리만 바꿔가는 고착 인사 구조까지.
모두 영광군의회가 오랜 기간 “흐르지 못한 조직”이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증상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이토록 많은 지적에도 영광군의회는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명확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가 반복되고 군민 불신이 커지는데도, 의회는 해명도, 조사 계획도, 개선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 침묵은 책임이 아니며, 설명이 아니고, 해결 의지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더 큰 불신만 키운다.
조직은 흐르면 살고, 멈추면 썩는다.
지금 영광군의회는 흐르지 못하는 조직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감시 기능은 멈췄고, 투명한 공개는 멈췄고, 군민과의 소통도 멈췄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터져 나오는 문제들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뿐인 메시지나 미봉책이 아니다.
해부하듯 투명한 전면 개편이다.
초과수당 지급 과정, 특정업체 배정 구조,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식비 논란의 사실관계—
이 모든 것을 군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청렴도 4등급은 점수가 아니라 마지막 경고다.
이 경고를 외면한다면 다음은 등급이 아니라 신뢰의 붕괴다.
의회가 스스로 흐르지 않으면,
군민이 외면하고,
조직은 썩는다.
지금 영광군의회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고여 있는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