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법성면사무소 주민 휴게소

영광군 법성면사무소의 기만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주민을 위해 조성된 휴게소와 음료 자판기가 수개월째 ‘잠금’ 상태로 방치되면서, “주민 불편보다 행정 편의가 우선”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법성면사무소 옆 주민 휴게소는 단순한 쉼터가 아니었다. 면민들이 민원을 보러 왔다가 자판기 커피 한 잔을 하며 잠시 쉬고, 서로 안부를 나누던 만남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멀쩡한 음료 자판기 주민들 시끄럽다며 거짓 안내문으로 봉인


더 큰 문제는 자판기다. 지난해 12월 한빛원자력이 설치한 음료 자판기에는 ‘고장 사용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취재 과정에서 전원을 켜자 멀쩡히 작동했다. 주민들은 “고장도 아닌 기계를 사실상 봉인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법성면사무소 서○○ 면장은 “면민들이 하루 종일 와서 시끄럽게 하고, 주말에도 자판기 문제로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해 부득이하게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주민 편의보다 공무원 편의를 앞세운 책임 회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담당 주무관은 “제가 7월 1일 부임했을 때부터 ‘고장’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며 정확한 사정을 모른다고 답해, 행정의 무책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법성 주민 A씨는 “주민을 위해 만든 시설을 주민이 못 쓰게 하고, 고장도 아닌 자판기를 거짓 안내문으로 봉인한 것은 기만행위”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다른 법성면민 박씨는 “주민들에게 거짓으로 자판기 고장이라고 속인 것에 강한 불쾌함을 느낀다”며 “우리가 와서 얼마나 있다고 이런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느냐. 군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정이 이 모양인데, 군수님이 말하는 ‘함께 만드는 영광, 같이 누리는 군민’이란 말이 무색하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면장은 지역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하루 종일 와서 있는 주민들도 많고, 겨울철에는 난방기를 켜둔 채 가는 경우도 있어 우리도 말 못할 애로가 많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내놨다. 주민 불편보다 행정 편의를 우선시한 태도에, 지역 사회의 불신과 반발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휴게소와 자판기 문제는 단순한 관리 차원이 아니라 주민을 기만한 행정의 민낯”이라며 “면장은 즉각 시설을 정상 개방하고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